[기고] 연수문화예술회관 대체 시설, '주민의 수용성 확보가 최우선'
[기고] 연수문화예술회관 대체 시설, '주민의 수용성 확보가 최우선'
  • 연수신문
  • 승인 2023.07.31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
이재호 연수구청장

논어 학이(學而)편에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말이 있다. ‘잘못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잘못한 부분을 발견하고도 회피와 묵인으로 그 정책을 이어간다면 연수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는가?

연수문화예술회관은 지난 2019년 500억 원 초과 시 타당성 재조사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였고, 이후 사업비 498억 원으로 민선7기 두 달을 남기고 서둘러 착공하였으나, 터파기 과정에서 매립폐기물 발견으로 사업비가 500억 원을 초과함에 따라 지난해 11월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의 타당성재조사를 의뢰하였다.

그리고 6월, 타당성재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연수문화예술회관은 사업추진이 불가함에 따라 중단하고 신속한 주민의견 수렴을 통한 대체시설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얼마 전 지역 의원실에서 연수구가 혈세를 낭비하며 의도적으로 문화회관 건립을 중단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의 전면 재검토 사유의 핵심은 무엇인지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첫째, 타당성 조사 결과 객관적 지표가 보여주는 재정 경직성 초래이다. 총사업비는 708억 원으로 210억 원 증가하였으며, 비용편익(B/C)은 0.15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준공 후 연간 운영수지비율도 0.2로 매년 34억 원의 적자를 전액 구비로 보전해야하는 등 구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둘째, 사업 필요성 부분이다. 전문기관의 설문조사 결과 62.9%는 해당사업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고, 64.4%는 이용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최근 대체사업을 위한 인근 4개 동 주민설명회 결과 응답자의 91%가 체육시설 건립에 찬성했다. 

셋째, 지역 의원이 주장한 매몰비용 26억원에 대한 책임은 타당성재조사 회피를 위해 736석 규모의 공연장을 필수장치인 무대시스템 36억원을 설계에서 누락하는 등 공연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진했다는 것에 있다. 

사업부지 인근 임대아파트 단지는 독거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의 거주지이며,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자 휠체어를 타고 30분 이상을 기다리는 무료 급식소가 위치한 곳이다.

주민 수용성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 애초부터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 전문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이 아닌 접근성이 용이하고 다수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체육시설로 검토되었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지방선거를 2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공연장 무대장비도 채 갖추지 못한 수준의 설계를 서둘러 착공했는지, 그러한 정책 결정으로 인한 매몰비용 발생과 사업 지연 등 결국 그 피해는 연수구민이 받게 되었다.

지난 구정의 책임자인 구청장과 소속 정당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구민께 사과함이 마땅할 것이다. 정치적 논리에 따른 정쟁화는 구민의 피로도만 높일 뿐임으로 언제든 당당하게 공개 토론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어떠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 있는 방향 설정과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정규모의 주민이 원하는 시설을 검토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밟아 10년간 개발 지연으로 낮아진 행정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역점을 두워야 한다. 더 이상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발목 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천광역시 연수구 용담로 117번길 41 (만인타워오피스텔 11층)
  • 대표전화 : 032-814-9800~2
  • 팩스 : 032-811-9812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래
  • 명칭 : 주식회사인천연수신문사
  • 제호 :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 등록번호 : 인천아01068
  • 등록일 : 2011-10-01
  • 발행일 : 2011-10-01
  • 발행인 : 김경래
  • 편집인 : 김경래
  •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eyspress@naver.com
ND소프트